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는데
전망 엘리베이터라
문 앞에 돌아선 채 벽에 바짝 붙어있는 몇십 초.
스카이라운지 같은 데서
전망을 즐기는 상대방 혹은 다수의 기쁨을 깨지 않기 위해
마음의 비명을 삼킬 때.
버스 좌석에 앉아있다가
뒷좌석에 앉은 사람들의 무심할 시선을 뚫고
내리기 위해 문 앞으로 걸어가는 시간.
사람 되게 많은 데(식당, 공공장소..)
내 목소리가 작아
점원이나 서버에게 뭔가 계속 다시 말해야 해서
침을 삼키는 순간.
친하지 않은 사람과 옆자리에 바짝 앉거나 해서
그 사람이 나를 잘 못쳐다 보고 얘기할 때.
검증되지 않은 스타일의 옷을 입고
어려운 자리에서
다수의 앞에 서서 뭔가 디게 쎈척하며 발표할 때.
목욕탕에서
때 밀어주는 아줌마 앞에
벌거벗고 눕는 순간.
처음 등록한 피트니스 클럽이나 수영장 같은데서
모르는 사람들이랑 운동하는 며칠.
가급적 안하는 일이지만
어쩔 수 없이 살짝 거짓말을 하는데
커지는 목소리와 동어반복이 주체 안될 때.
무서운 영화를 보면서
내색도 안하고
오늘 밤에 저게 꿈에 나오겠구나..
눈물을 삼킬 때.
즐기면 재미있는 구석도
심심치는 않은
긴장감의 대목들.
바쁜데 자꾸 뜬금없는 생각들이 드는
비오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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