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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 - 리디  준희  써니  마크  인이
Headline by Inny
신학교에서의 10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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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활은 겨울과 같았다. 난 새벽 6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주안도서관에 쳐박혀 있으면서
나무칸막이를 바라보며 여러가지 미래를 상상해보았다.
10년이 지난후에 정말 한가지도 그대로 이루어진것이 없다.
난 어느 명문대학에 가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미국 유학을 가서 인텔리가 되어서,
영어를 섞어서 쓰며 재미있는 글을 쓰는 사람으로 한국에 멋지게
금의환향을 해야 했고 아마도 지금쯤이면 어디서든 여자들에게 인기있고,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어
있었어야 하는데,

지금 난 전도사다. 내년이면 어디를 가야할찌 모르는 교육전도사, 신대원 3학년에 올라가는데
우리 장인어른은 신대원이 무언지 도무지 설명해도 모르시는것 같고, 자꾸 월급은 얼마 받냐고 물어보시고
난 여전히 가난하고,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가난할것이다.
인기라고는 우리 고등부 몇 남자애들이 나를 숭배한다.
유학은 커녕 텝스 점수 모잘라서 신대원에 못올뻔 했다.
우리 아버지는 내가 서울에서 전도사 생활한다니까 출세한줄 알고 갑자기 용돈을 한달에 50만원 달라신다. 헉

하지만 굳이 그동안 좋았던 것을 꼽으라면
난 이 신학교에서 10년동안 보석과도 같은 소중한 친구들 동지들을 만났고,
일본에 견습선교사랍시고 다녀와 외국물 이상하게 먹어서 돌아온지 1년이 넘도록 낮에는 못하는 일본어를 잠꼬대로 하고
내가 자란 교회 처럼 따뜻한 교회를 만나 할줄아는게 하나도 없는 나 같은 사람이 고등부 전도사라고
사례비를 받고, '싸랑하는 전도사님께'라고 남자애가 쓴 성탄절 카드도 받고
무엇보다 왜 나같은 사람을 사랑해주었는지 알수 없는 아내를 만나
사랑받고 사랑하고 함께 살게 되었고
결혼한지 일년도 못되어
내 목숨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사랑하는 딸 '주은이'를 얻게 된것이다.

'주은이'를 낳고서야 신학교 10년동안 고민하던 물음 하나가 풀렸다.
'왜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는가?'
이유가 필요없는것이다.
내가 그분 새끼인거다. 사랑하는 아들인거다.
내가 우리 주은이를 안고 입을 쫘악 벌리고 아아얼굴에 내 얼굴을 붙이어 얼굴 비비며 사랑하듯이
하나님도 우리에게, 나에게 미쳐있는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멋진 10년을 나에게 선물할리가 있겠는가
날마다 겨울같았던 재수생활때, 나무칸막이를 보며
'좀 날 사랑해주세요! 날 버리지 말아주세요!'라고 하늘을 향해 호소하던
그때의 나의 기도를 그분은 지금도 10년이 아니라 100년이 지나도록 잊지 않고 계신거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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