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섬 바닷가 - 연정(戀情)을 잃은 이들에게'

실연(失戀).

실연은,
사랑 자체를 잃는 게 아니예요.
미래를 잃는 것도 아니구요.

그냥
어떤 이에 대한
어느 때의 연정(戀情)
그 찰라들을 잃어버리는 것 뿐이지요.

그래요.
그런데 아프죠..

그 거 알고 있나요?

사랑을 잃는 건,
헤어지자고 말한 사람이나
그 말을 들은 사람이나
마찬가지인 거.

후배 K.
친구 B.
그리고, 이름 모를 어떤 이.

모두
먼저 이별을 말한 것일텐데

최선이 아닌
차선을 택하는 일은
우리를,
사랑했던 누군가를
더 불행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르는
미안한 일이기에
더 많이 아플 수도 있나봐요.

그래도 용기를 낼 수 있었다니
잘했어요.

일단 좀 쉬어요..

소주 세 잔에 빛나는
JOYful양의 하찮은 주량이 아니라,

그냥 성질나면 소리도 지르고
울고 싶으면 안 쪽팔리게 울어버리도록
오바 안하고 옆에서
잠자코 손수건이나 준비하고픈
내 마음이 당신들을 기다리거든요.

아프면 그냥 아파해야 하고
눈물이 흐르면 그냥 뺨을 적셔야 하는게
살아가는 일이잖아요.

찢겨진 마음을
꺼내어 닦는 것도
아려서 울렁이는 일도
혼자만의 몫인 것도 알아요..

그냥 곁에 있겠단 얘기예요.

내가 요 며칠
왜 이렇게 우울한가 했더니
맞아.
그랬군요.

내 곁에
사랑을 잃은 이들이 있었네요.

날 우울하게 했으니
반드시 기운내야해요.

posted at 2004-08-31 08:05

nuna0604 is level 12 llllllllll

캔디의 명장면이 떠오릅니다.

스잔나에게 테리우스를 양보하고 떠나는 캔디를
등 뒤에서 테리우스가 마지막으로 포옹하면서
'행복해지지 않으면 용서하지 않을테야...!' 라고 했었죠

크흑~

shiningray posted at 2004-08-31 13:29

Guest is out of level

'刹那'라는 단어는 범어(梵語), 그러니까 산스크리트어로 기록된 원문을 중국인들이 한자(漢字)로 옮기면서 음차한 단어입니다. 발음은 연음법칙에 의거, [-라]로 되나 두번째 한자인 '那(어찌 나)'는 '나'로 적어야 합니다. 따라서 '찰라'라는 표기법은 국어 어휘에 존재하지 않는 잘못된 표기법이므로 고치는 것이 옳습니다.

posted at 2004-08-31 14:11

bombom is level 1 llllllllll

몇주전 나는 그 사람에게
"우리, 연애하자." 라고 말했고,
그사람은 "그럴수 없어.."라고 대답했다.

- 날 우울하게 했으니
당신 반드시 기운내야해요.

엇그제 나는 다른 사람에게
"우리 이제 그만 만나자." 라고 말했고,
그사람은 "싫어...그럴수없어."라고 대답했다.

- 내가 당신을 우울하게 했으니
나도.... (아무래도 이건 억지인듯...)

posted at 2004-08-31 19:03

is level 0 llllllllll

환절기에 주의해야할 게 감기만이 아닌가보군요.

급격한 온도차를 미처 대응하지 못해 걸리는 게 감기라는데,

계절앓이를 하는지 여기저기에서 우울증에 고생하는 이들이 많아요.

감기는 약이 없다죠? 아픈만큼 아파야 낫는 불치병, 감기.

앓고 계셨던 감정도 시간이라는 무한한 용매에 녹여 흘려버릴만큼 지나줄 시간이 필요한게 아닐지.

리디 posted at 2004-08-31 21:31

reedyfox is level 38 llllllllll

날 우울하게 했으니 너도 우울해야 해!!

(쫌생이 리* 씨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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