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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소함으로 그대의 이름을 불러보리라  
 리디  posted at 2003-02-06 09:52:02
2096 hits  2 comments
 http://www.reedyfox.com NeWin reedyfox is level 39  llllllllll 
 퍼머링크 : http://reedyfox.com/island.php/board/72  [복사]
'친구를 믿는다'는 말은 '친구이므로 믿는다'는 뜻이 아니라, '믿을 만한 친구임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 옆에 앉아있는 친구들이 우리들의 친구들로 남아있을 수 있는(혹은 그 이상의 관계로 발전하는...) 이유는 그네들과 우리들이 절대적인 감성적 교감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는 착각에 빠질 때가 많다. 하지만 친구라 통칭하는 이들을 '아주 친한' 이와 '덜 친한' 이로 구분하는 기준은 어느 정도 상대적인 데에 닿아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상대적인 가치는 사소한 일상의 신뢰가 많고 적음을 비교하는 식으로 값이 결정된다.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그에게 익숙하다는 뜻일 것이다. 사소한 일상의 신뢰가 단절되면서 익숙함은 희석되기 시작하고 그때 내가 알고 있다고 믿었던 대상은 더 이상 우리가 알던 예전의 그가 아니다.



'진정한 친구'를 운운 할 때만큼 나른한 경우도 없겠지만, 각자에게 마지막 기댈 언덕 삼을 만한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있게 마련이다. 내 경우도 그런데, 나는 내 친구 셋을 '존재의 무게를 느낄 수 없는 친구'라고 부른다. 처음 멤버는 많았다. 그들은 차츰 떨어져 나갔고 같은 생각의 흐름을 가진 사람들이 정련되는 금의 과정처럼 눈부신 빛을 뿜으며 이렇게 남았다. 분명한 사실은 그네들이 무언가 대단한 공급원으로서 서로에게 흡인력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우리는 서로에게 무관심함으로 매력을 느낀다. 그중 한 멤버는 1년이 넘게 잠적했다 문득 다시 나타났는데, 어느 누구도 그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이가 없었다. 아마 해명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통용되는 사이였다면 이미 우린 남남의 길을 걸었을 것이다.



내가 짝사랑했던;; 한 유치원 교사는 어느 날 그녀의 친구와 네 시간이라는 짧지 않은 대화를 나누곤 이렇게 말했다.

"생각이 통하는 사람, 감성이 비슷한 사람과의 대화에는 (그것이 동성이건, 이성이건) 전기에 감전된 듯한 짜릿함이 있다. 내 속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으나 그것이 결코 부끄럽지 않은 대화 속에서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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