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失戀).
실연은,
사랑 자체를 잃는 게 아니예요.
미래를 잃는 것도 아니구요.
그냥
어떤 이에 대한
어느 때의 연정(戀情)
그 찰라들을 잃어버리는 것 뿐이지요.
그래요.
그런데 아프죠..
그 거 알고 있나요?
사랑을 잃는 건,
헤어지자고 말한 사람이나
그 말을 들은 사람이나
마찬가지인 거.
후배 K.
친구 B.
그리고, 이름 모를 어떤 이.
모두
먼저 이별을 말한 것일텐데
최선이 아닌
차선을 택하는 일은
우리를,
사랑했던 누군가를
더 불행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르는
미안한 일이기에
더 많이 아플 수도 있나봐요.
그래도 용기를 낼 수 있었다니
잘했어요.
일단 좀 쉬어요..
소주 세 잔에 빛나는
JOYful양의 하찮은 주량이 아니라,
그냥 성질나면 소리도 지르고
울고 싶으면 안 쪽팔리게 울어버리도록
오바 안하고 옆에서
잠자코 손수건이나 준비하고픈
내 마음이 당신들을 기다리거든요.
아프면 그냥 아파해야 하고
눈물이 흐르면 그냥 뺨을 적셔야 하는게
살아가는 일이잖아요.
찢겨진 마음을
꺼내어 닦는 것도
아려서 울렁이는 일도
혼자만의 몫인 것도 알아요..
그냥 곁에 있겠단 얘기예요.
내가 요 며칠
왜 이렇게 우울한가 했더니
맞아.
그랬군요.
내 곁에
사랑을 잃은 이들이 있었네요.
날 우울하게 했으니
반드시 기운내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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