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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와 함께
서른이 되기 전에 연애질을 하리라 입버릇처럼 말하는
귀여운 노처녀 브리짓존스 설정은
애저녁에 싫증.
것두 해서 귀여운 사람이 따로 있지.
어지간한 일에 눈썹도 하나 까딱 안하고
웬만한 일은 웃어 넘기는 쿨하고 쎈 싱글 설정.
이거 요즘 안먹힘.
가오 무너지는 일 너무 많아.
시시때때로 엄마를 보고싶고.
그냥 유치하고 가끔 졸렬하며.
찌르면 소리지르고 구기면 구겨지고.
대의명분 잘 잊고 사소한 일에 목숨거는 소시민에.
조금 신경쓰는 일 있으면 쉽게 체하거나 딸꾹질에.
무서운 영화나 놀란 기억엔 밤새 불을 켜고 자야하는
울트라왕겁쟁이에.
세상에서 전망 엘리베이터랑 스카이라운지 제일 싫어하는
고소공포환자에.
집에가면 냉장고에서 이것저것 꺼내서
한개씩만 집어먹고 다른 걸 뜯어놓는 변덕에.
아무렇게나 벗어놓고 들어간 신발만 보고도
"우리 따님이 오셨군." 아빠의 멘트, 진짜 덜렁에.
언제 어디서 다쳤는지 무릎엔 멍이, 손에는 대일밴드가.
친한척 잘하지만 낯선 사람 무서워하고.
식당이나 지하철역에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얘기하는
소심대장에.
툭하면 현관문 안 잠그고, 불 켜놓고, 열쇠 신발장 위에 올려놓은 채
그렇게 학교를 가는 참새아이큐에.
열쇠,우산,지갑 수시로 흘리고 다니는 건망증대마왕.
수면시간, 식사시간 일정하게 못 챙기는 타고난 불성실.
하고싶어서 하는 게 아닌
슬픈 설정들.
아- 멋지고 싶다.
젠장.
일하다가 갑자기
7월이라는 생각이 들어주시니.
또 한번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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