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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집에 갔을 때
엄마가 입맛이 없으시다고 해서
초밥을 사왔어요.
엄마랑 동생이랑 먹는데,
제가 자꾸 초밥을
와사비간장에 빠뜨리는거예요.
아슬아슬하게 먹다가
하나는 아예 풍-덩.
젖어버렸죠. 검정색으로.
"아아아--- 짜겠다!"
했더니,
동생 녀석,
아무 말 없이
집어서 다른 초밥에 좀 문지르고는
제 입에 쓰윽 넣고
우물우물 먹잖아요?
"으으으.. 안 짜..?"
"별로."
자식.
멋있기는!
문득,
명치 끝이 짠해오더라구요.
저렇게
약한 척에 센척으로 대응해 주고,
갈비 같은 거 먹으러 가면
내가 지갑이랑 열쇠랑 핸드폰 중에
뭐 놓고 나오는지 봐주고,
길 잃어서 전화하면
길 알려주고
전망 엘리베이터에서
사색이 되었을 때
손 꼬옥 잡아주든지
웃어주든지.
그런 사람이 옆에 있으면
사는 게 든든할까요..?
그렇겠죠..?
누가 집에 데려다 주는 거
익숙치 않은데.
그래도 누가 데려다 주면
따뜻하고 유쾌할까요..?
총천연색 그 표현
"외롭다"는 말은
어떤 말의 반대이거나
어떤 말의 강한 표현이거나
하지 않고서는
의미가 와 닿지 않더니.
이젠 그냥
아무런 꾸미는 말 없는
그런 말들이 좋아지네요.
외로워.
네가 좋아.
네가 필요해.
비유와 에둘러 말하기
왕소심 대장으로 살아온 이십대를
살포시 즈려밟고.
- 한 여름밤의 청승이냐구요?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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