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요리를 잘하는 편이 아니다.
요리하면서 딴짓을 너무 많이 하거든.
(이라고 핑계를 대는거지.)
암튼 꼭 태우거나 시간을 넘기거나
깜빡 잊고 뭘 안넣거나 한다.
사랑이든 요리든 정신집중이 필요한 듯.
하지만 요리하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우리집은 매우 척박한 환경이다.
나의 요리를 인정 안하거든 누구도.
과자에 꽂혔을 땐 가족들이 군것질을 안하는 사람들이라
밤낮으로 내가 참석하는 모든 모임에서는
과자를 먹어야만 했다.
자기들이 어쩔거야 먹어야지.
기타 요리도 다를 바 없다.
아빠는 예상 외로 음식에 까다로우시며
동생은 냉엄한 판정을 내리며
엄마는 뒷정리에 대해 심판하시기 때문에.
게다가 엄마가 요리가 좀 되시는 관계로
내 요리에 대한 평가는 더더욱.
난 꼭,
결혼하면
남편을
아무거나 덥썩 잘 먹는 무감한 남자로 사육하든지
내 요리에 대해 나름의 해석을 해주든지 하는 센스있는
인간으로 개조시키고 말거야.
으흐흐.
악- 노트 저 여백에
"만들어 봤더니, 야채는 이 때 넣어야 해요!"
"몇 분 졸여야 하더라구요!" ,
"가족들이 깜짝 놀랄거에요!" 하는 등등
여성잡지 버전 말투로
메모를 쓰고파라.
이번 작업만 끝나면
당장 집에 들어가서
주말마다 요리할래.
저렇게 만든 노트가
대여섯 권은 되던데
어째서 내 요리는
나의 남동생님에게 밤나 무시당하냔 말이다.
이젠 어쩌다 맛있어도
"실수로 맛있네" 한다.
나쁜놈.
-리디님 올리신 도시락처럼 맛은 물론 디자인(?)도 되는 그날까지 정진!
명 오늘 
명
PRINT Text
PRINT 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