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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동산에서 쫓겨나면서부터 사람은 본디
조금은.... 아주 조금은 외로운 존재가 아니었을까 싶다.
대화상대가 하나님이냐 사람이냐 나 자신이냐의 차이일 뿐...

 그의 아내  
   posted at 2003-06-19 18:32:32
933 hits  3 comments
blue is level 1  llllllllll 
 퍼머링크 : http://reedyfox.com/island.php/board/374  [복사]
오랜 지인 K가 msn에 접속했다.. 반가운 마음에 말을 걸었다..

옹~생일축하~!! 님의 말 : 회사셔? 잘 지내시나?

근데 영 대답이 없어 끊고 나왔다.


그러다가 1분쯤 후에 대화창이 다시 떴다. K가 말을 건 것이다.


늑대 님의 말 : 누구세요?

옹~생일축하~!! 님의 말 : 허억.. 장개가더니 넘하군.
글구 이제 장개갔으면 아뒤도 바꿔야지.. 늑대가 뭐셔?

늑대 님의 말 : 왜?

옹~생일축하~!! 님의 말 : '마누라님꺼' 라든가 아님 '영원한 내사랑 숙' 이러든가 해야지..
어우~느끼하긴 하다...

늑대 님의 말 : 제가 숙인데요. 왜 장가간 사람한테 메세지 보내세요?
제가 이런 메세지 안 봤으면 좋겠네요.



순간 엄청나게 당황한 나...
한 10초간 침묵을 하는 동안 정말 수만가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간 것 같다.
맘 상했다면 미안하다..조심하겠다...
사과하고 끝내고 나니 슬며시 화가 나기 시작한다.
아니, 암만 남편이라도 사생활은 있는거 아닌가..
여자관계라고 얘기할 만한 그런 관계도 아니고
불순한 의도도 아니고 내용도 얼마나 건전한가(!!)
사회생활하는 남자가 이래저래 안부묻는 여자 한두명 없다면 그게 정상인가?
글고 이런 메세지 안보고 싶다니..
첫번째는 대답이 없어 별 말없이 닫고 나왔고
두번째는 내가 말을 건 것도 아니고 남편 아이디로 들어와 일부러 말을 걸어 순전히 함정수사(?)를 해놓고..
컴을 켜면 자동으로 로긴되게 되어있어 본의아니게 봤다손 치더라도
내가 말없이 끊고 나온 상황에서 다시 말을 건 것은 분명한 유린이다.
나라면 조용히 로그아웃하거나
그게 상대방을 맘 상하게 하거나 오해하게 할까 저어된다면
"죄송한데요 지금 온라인에 있는 사람은 그의 아내랍니다" (이게 더 당황스럽게 할것 같지만)라고 하겠다.

내 엠에센에 등록된 남자들 18명 중에 12명이 유부남이지만
그들 중 어느 누구와도 안부 묻고 연락하는데 있어
어려움이나 거리낌을 느껴본 적이 없었던 터라
(그런 어려움을 느낄 만한 상대라면 당근 알아서 연락을 안하지 않겠는가)
너무 당황스럽고 황당하기까지 하다.

덕분에 전화까지 하게 되었다.
"마나님 화나셨다... 집에가서 잘 해"
그랬더니 앞으로 자주 좀 해달란다...

내가 둔감한건가, 그녀가 민감한건가...




::: 새벽신문을 기다리며
마침내 시민들은 돌을 던지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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